준비 안된 홍보·가격인하 마케팅 ‘절대 금물’ 장기적인 마케팅 활동이 오히려 이익에 도움
* 해서는 안 되는 마케팅 1
(고객을 만족시킬 준비 없이 판촉, 홍보만을 하는 경우)
필자는 마케팅을 ‘약속 지키기’로 즐겨 비유한다. 그렇다면 의료기관에서의 ‘약속 지키기’는 3가지로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준비하기, 약속하기, 약속 지키기.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준비하기란 고객이 의료기관에서 얻고자 하는 치료의 결과, 치료 외의 부가적인 서비스 제공 등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약속하기란 ‘우리 병원은 이러한 것을 제공하니 우리 병원을 찾으라고 고객에게 말하는 것이다. 광고나 홍보활동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약속한 바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약속을 지키기 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에게 광고나 홍보활동을 하는 것은 거짓 약속을 하는 것이며,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스스로 악선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 가격인하 “글쎄”
필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의 요구에 따라 병원 주변에 홍보전단 배포를 계획하여 시행하였다. 나름대로는 차별화하여 전단의 형식은 병원소식지의 형식을 갖추고, 신문에 끼워서 배포하는 대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직접 우편함에 넣는 방식으로 사용하였다. 당연히 고객의 방문은 증가하였고, 다음달은 이전의 매출보다 약 30% 가량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2개월 후의 매출은 이전 매출보다 20% 가량 감소한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의뢰인은 이른바 ‘약발’이 떨어졌다면서 재차 같은 방법으로 배포하였고, 매출은 해당 월에만 소폭 증가한 뒤 또다시 이전 매출보다 약 20% 이상 감소하였다. 결과적으로는 비용을 들여서 병원의 악선전을 한 결과만 초래하였다.
* 해서는 안 되는 마케팅 2
(가격인하가 주된 마케팅 활동인 경우)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나는 어떤 사람이 5% 싸게 가격을 매긴다고 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신경을 쓰는 것은 (그런 가격 인하가 아니라) 좀 더 나은 (고객)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라고 역설했다.
쥬런 인스티튜트(Juran Institute)의 크리스토퍼 페이(Christopher Fay)는 가격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조사 대상이 된 사업부문 중 70% 이상에서, 가격문제는 고객들이 가장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요소 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착 다른 상품으로 눈길을 돌린 고객 중, 가격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10%에 불과했다. (이상 Philip Kotler의 ‘Marketing Insight from A to Z’에서 인용)
반복해서 구매하는 물품이라면 무엇이든지 싼 것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의료서비스는 반복 구매하는 화장지나 필수품이 아니다.
또한 가격에 의해서 의료기관을 찾은 고객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곧바로 옮겨가는 일시적인 구매자이지 고객이라고 할 수 없다.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의 예외가 있다면 그건 가격을 정말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며 가격인하 이후에도 이익은 변화하지 줄지 않거나 극히 일부 줄어드는 경우이다. 규모의 경제에 의해, 혹은 숙련에 의하여 다른 비용(시간, 간접비)등을 줄일 수 있는 경우 외에 가격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은 정말 소모적인 가격전쟁으로 ‘너 죽고 나 죽는’제로섬도 아닌 네가티브섬 게임이다.
- 가치제공이 열쇠
2년 전, 경북 K시에서 개원 중인 치과원장으로부터 걱정스런 목소리를 들었다. 다른 도시에서 이른바 ‘덤핑’으로 유명한 치과병원이 대규모로 개원준비 중이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치과병원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에 결코 매출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예언하였다. 6개월 뒤의 결과를 들어보니 그 병원의 개원 이후 매출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매출이 늘어났다고 하였다. 만약 덤핑 의료기관에 대응하여 가격을 같이 인하하였다면 아직도 그 지긋지긋한 가격경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이렇듯 가격경쟁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가격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 해서는 안 되는 마케팅 3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진 마케팅)
고객은 구매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일반적으로 주의(내지는 인지 Attention)-관심(interest)-욕구(Desire)-행동(Action)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것은 AIDA모델이라고 한다. 좀 더 세분화하면 인지-지식-호감-선호-확신-구매의 과정을 거친다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있다. 많은 의료기관에서 행해지고 있는 마케팅 활동을 살펴보면 하나의 목적 집중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의 효과를 동시에 얻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이제 막 개원한 병원의 경우 고객에게 가장 중점적으로 알려야 할 내용은 새로운 병원이 개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왕 마케팅 하는 김에’라는 식으로 마케팅 활동은 여러 가지를 알리고자 한다. 결과적으로는 한가지의 목적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얻어야 할 목적과 실제 시행되는 마케팅 활동의 예상결과가 계획 당시부터 제대로 연결되지 못한 경우도 흔한 오류중의 하나이다.
- 조급한 마케팅도 피해야
지금까지 언급한 3가지 외에 해서는 안 되는 마케팅, 가능하면 피해야 할 마케팅 활동이 있다면, 당장 100을 투자해서 100이상을 얻으려는 조급한 마케팅 활동, 모든 사람이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마케팅 활동이다.
필자는 지난 1학기 의료마케팅 실무과정에서 고객이 제대로 보관하지 않는 마그네틱 진료카드를 한 장에 140원이나 주고서 과연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병원의 사례를 클래스에서 토론과제로 다룬 바 있다.
필자에 의해서 내려진 결론이 아닌 토론에 의한 결과는 병원의 브랜드를 단 한번이라도 인식시키기 위해서 140원이라는 비용은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제가 있다면 가능한 한 진료카드를 고객이 보관할 수 있도록, 스스로 보관하고 싶도록 활용도를 높여주는 것이라고 결론 내린바 있다. 물론 진료카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다수 도출되었지만 지면상으로 공개할 수 없는 사정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홍성진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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