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시 동성구 35개 병의원 의료 합작·기술 제휴 희망
의료 개혁 시범 지역 지정, 외자 유치 위해 절차 간소화'
중국 의료진출의 열기가 뜨겁다.
북경을 무대로 160여명의 한·중 의료합작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미 북경 SK아이캉 병원, 심양 마리아산부인과 등 성공적인 중국 진출사례가 있는가 하면 10년동안 지속적으로 중국 진출을 타진하는 의료재단이 있다. 또한 진출 실패의 사례도 여럿 알려져 난무하는 정보는 중국의료시장에 대한 시계를 더욱 흐리게 한다.
‘고객의 Needs를 읽어라’. 마케팅 원칙의 제1장 1조라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궈칭(國情)에 부합될 경우에 한해 수용한다’는 개방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분야 ‘궈칭(國情)’으로 ‘자본, 의료기술에서의 부족 부분만 개방 수용한다’는 원칙을 지정하여 ‘합자’ ‘합작’에 의한 진출만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측 합작 파트너의 니드를 이해하는 것이 중국 의료진출의 1차 관건이 된다.
'최초의 한·중 의료 합작회의'
‘제1회 한·중 의료 경영 관리합작회의’(中·韓 醫療經營管理合作 第一次 會議)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의료합작의 내용과 방법을 공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중국 외자투자법인으로 등록한 의료전문 컨설팅사인 북경홍신딩타이과학발전유한공사(대표 반기숙 이사장)과 북경시 동성구 위생국(국장 王瑋), 북경시의사회 공동주관으로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베이징시 밀운구 홍주장원(紅酒莊園)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중국측에서 35개 병의원 대표와 대한병원협회 안병문 국제이사를 비롯한 15개 의료기관 및 의료 관련업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便捷合作 資源共亭’을 슬로건으로 한 제1회 의료합작회의는 왕웨이 북경시 병원협회 도시병원위원회 상무주임 겸 동성구 위생국장과 대한병원협회 안병문 국제이사의 대표연설로 시작되었다.
'全國 衛生工作會議로 의료개혁 시작'
왕 국장은 “중국은 4월 8일 전국위생공작회(全國衛生工作會議) 결정에 따라 전 위생단위에서 위생계통 정신문명의 건설강화와 공공위생 서비스수준 제고를 위해 공공위생체계 개혁을 심화하고 있다”며 “서울 종로구와 자매결연 도시인 북경시 동성구가 공공위생체계 개혁 시범지역으로 지정되어 개방식 경영관리 협력사업 도입으로 한국과의 의료합자·합작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안병문 병협 국제이사는 한국의 의료체계와 보험제도를 소개하고 “국제수준에 이른 한국의 의료 기술과 서비스를 중국의 오랜 의료전통과 제휴하려는 분위기가 높지만 중국 의료 체계와 시장에 대한 정보는 어둡다”며 다방면에서 의료 교류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주관사인 북경홍신딩타이의 반기숙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회의의 취지에 대해 “수요와 필요를 확인하기 위한 책임있는 인사들의 참석, 한중 의료·의약 협력에 있어 당면한 문제점들 해결, 다양하고 간편, 신속하며 상호 유리한 의료협력 추진”이라고 밝혔다.
'외자합작 목적 ‘의료경쟁체제 도입'
본격적인 니드의 상호 확인은 양국의 의료체계와 시장 상황, 전망 소개로 시작되었다.
먼저 왕리우(王力字) 북경시 병원협회 도시병원위원회 상무부주임 겸 동성구 위생국 부국장이 ‘중국의 의료체계 개혁 상황’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왕 부국장은 중국의 의료체계 개혁의 과제는 ‘경영’과 ‘의료 서비스 수준의 제고’라고 밝혔다.
“1997년 중국 공산당 16차3중전회에서 의료체계를 개정하여 투자 다원화를 위한 의료기관 주주제를 도입하여 의료 변화와 발전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제한 왕 부국장은 “중국의 의료 경영단위는 영리 시스템과 비영리 시스템, 정부 주관과 비정부 주관, 공립과 민영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2002년 WTO 가입을 계기로 국가관리 사회주의 의료체계에서 벗어나 민간투자에 의한 민영병원을 허용하고 있고 현재 의료의 10%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공립의 경우 정부에서 소유 관리하고 경영도 책임지는 경우로 40%에 해당하고, 민간공립은 정부가 소유 관리하고 있지만 경영은 주식제에 의한 법인에게 위임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투자 방식에 따라 법인, 군, 중외합자, 합작, 민영으로 분류하고 있는 중국의료체계에서 의료합작을 확대하기 위한 1차적인 목적이 국가 의료재정 수요를 의료 경쟁체제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올림픽 대비한 의료서비스 향상'
왕 부국장은 의료 서비스 수준 제고의 목적도 외자유치로 시설 및 설비의 개선과 의료기술의 도입이라고 했다. 중국의 의료개혁과 개방의 도화선이 된 ‘전국위생공작회’ 결과에는 ‘도시 의료위생 서비스 체제개혁 심화’과제가 포함되어 있다.
바로 2008년 북경올림픽을 위한 북경 개조사업의 일환인 ‘의료서비스의 수준 향상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회의에서 의료합작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중국 종별 의료기관은 1급과 2급 의원들이었다. 중국 의료기관의 종별 분류는 1·2·3급으로 나뉘는데 1급은 우리의 의원에 해당하고 2·3급은 각각 병원과 종합병원에 해당한다. 이 중 1급과 2급 의원에서 민영과 주주제 투자 의료기관이 많다는 북경홍신딩타이 반 이사장의 부연설명이다.
'중국진출, 5%의 중산층을 노린다'
중국 의료체계의 설명에 이어 한국측 참가자들의 의료기관 및 의료관련기업 설명회에서는 완곡하지만 중국의료시장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바로 한국의 중산층과 비슷한 소득과 소비수준을 가진 중국인구의 5%에 이르는 6000만명의 중산층을 대상으로하는 고급소비자 였다.
중국 또한 이번 한국측 참가 의료기관 중 피부과, 정형외과가 중국측 참가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 달성피부과/정형외과 손재경 수석원장이었다.
한국측 참가자들의 중국진출에 있어 가장 큰 관심사는 △투자합자규모인 2000만 위엔(한화 30억원)의 하한 범위 △외국인 의사 면허 허용범위와 취득조건 △합자 및 합작법인 설립과정 △과실송금 △의료기 및 장비 도입절차 등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중국측 의료기관 대표들은 기술 및 시설, 자본투자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측 보다 투자유치와 기술제휴에 더욱 적극적이 었다. 회의기간내 부문별·분과별 회의와 설명회, 의향서 교환과 상담이 이어졌다.
회의 2일째, 첫성과로 혜강한의원 권기영 원장과 중국 북경장강의원 린유안타이 원장간의 학술교류 의향서(MOU) 약정식을 가지기도 했다.
'맹목적 중국진출이 문제…치밀한 준비와 시장 인식이 먼저'
-시장규모보다 자유수가·의료광고 의료문화가 더욱 매력
“중국시장을 황금시장이라고 합니다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가 오지 않듯이 열정적인 준비와 중국 시장에 대한 인식 없이는 일확천금의 허황된 꿈에 불과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북경에 외상(外商)투자법인인 의료전문컨설팅회사를 설립 운영하면서 제1회 한·중 의료 경영관리합작회의를 성공리에 진행한 반기숙 이사장은 맹목적인 중국진출에 대한 경종부터 울린다.
'半面矯正의 벤치마킹이 필요'
맹목적인 도전은 물론 높은 장벽으로 인식하는 중국 진출에 대한 편견은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고의 인력과 최고의 기술을 투자하면서 사업에 대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다”며 “의료분야 중국진출은 半面矯正의 벤치마킹이 필요하다”고 한다.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 의료수요와 채산성, 투자회수의 가능성 등 그가 짚어가는 항목은 계속된다.
사전 치밀한 준비와 계획만 있으면 중국 의료시장은 최고의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이다.
첫째 연평균 10%대의 경제성장률로 소득증대와 함께 증가하는 중산층의 건강과 미에 대한 관심, 둘째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앞둔 정부당국의 의료개혁 개방의지, 셋째 자유로운 의료수가 경쟁제도와 의료 광고의 허용 등의 탄력적인 의료관행, 넷째 오랜 전통의 풍부한 의료자원과 의약기술, 다섯째 서구나 일본에 비해 한국에 호의적인 소비 문화 등을 꼽는다.
“세계가 앞 다투어 중국 의료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가장 호조건을 갖춘 우리가 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컨설팅 철학이라고 한다.
“이미 중국에는 4개의 한국병원이 진출했고, 한국 의료에 좋은 인식을 심고 있다”는 그는 진출의 성공이 투자회수의 성공으로 되도록 관리모델과 수익모델까지 책임진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컨설트의 난립에 대해 “맹목적인 진출이 원인”이라며 제도와 법규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곳은 드물고 더욱이 개업모델 이후의 관리와 수익모델, 투자회수방안까지 고민하는 데는 없다고 한다.
'한·중보건의료교류촉진위원회'
개업에서 투자회수까지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의료컨설트를 시작했다는 그는 북경시중의약기금 국제교류위원회에 한국부를 이미 설치하고 한·중보건의료교류촉진위원회를 발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한 국내에서 걱정하는 투자자금규모, 외국인 의사 자격, 과실송금에 대한 대책도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으며 해법 또한 갖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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