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브랜드 가치 떨어지고 질적으로 평가될 것
경쟁 심화될수록 소비자의 알 권리도 함께 높아져>
일간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병원 광고를 보거나 누구든 쉽게 병원 광고를 낼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2일 의료·제약·건설·서비스 등 각 분야에 걸쳐 56개 과제에 대해 폐지 또는 개선하기로 해당 행정 부처과 협의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의 규제개선안 가운데 치과계에서 주목할 부분은 의료광고의 범위를 확대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는 의료광고시 의료인의 성명과 성별, 면허종류 등의 기본적인 사항만을 허용하고 기술이나 경력 등의 내용은 광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 현행의료법(의료법 제46조 제3항, 시행규칙 제33조)의 각종 제한을 완화하고 개선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매체의 제한 등도 전면 폐지할 것이라 밝혔다. 공정거래위의 발표대로라면 앞으로 일간지 등의 광고수 제한이나 TV·라디오 등의 전파광고 금지 조항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의료광고범위, 매체의 제한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예외적으로 의료광고를 제한’하는 Negative System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제한보다 허용이 많아진다--
의료광고 규제를 완화하는 가장 큰 목적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환자들이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된다는 의미다. 때문에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홍보 전략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광고가 허용될 경우 더는 입소문이나 서비스 향상 따위로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결국 진료의 질적 향상이라는 것. 때문에 의사들의 임상실력이 환자 유치의 주요요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의료컨설팅 업체인 플러스클리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의료광고가 허용된 후 5년 동안 광고비 지출이 10배 증가했고 전체 병원의 50%가 광고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5년 사이에 4배 이상의 개원의들이 광고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한국 의료시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의료광고의 규제 완화로 인해 자본력을 지니고 있는 대형병원들은 무차별 광고로 우위를 차지하고 로컬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지만으로는 경쟁력 없어--
그러나 한편에서는 달리 전망하기도 한다.
많은 광고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력의 대형병원은 오히려 광고로 인해 기존의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하고 실질적인 광고들이 쏟아져 나오면 잘 만들어 놓은 이미지로만 경쟁력을 갖고 있던 대형병원들은 자칫 와해돼 버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작지만 실력을 인정받고 내세울 수 있는 병원들이 광고를 통해 최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의료계 내부의 ‘부익부빈익빈’에 대한 우려는 기우일 수도 있다고 한 의료경영 전문가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광고가 환자 유치의 주요 수단이 될 것이 분명하며 그로 인해 병원간의 환자유치 경쟁이 상상 이상으로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해 병원의 규모와 관계없이 의료계도 ‘약육강식’의 처절한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복지부는 아직 구체적인 개정안을 마련해 놓고 있지는 못한 상태다. 어디까지를 허용하고 어디까지 규제해야 하는 지에 대한 아웃라인이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의료광고의 허용은 이미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광고가 허용될 지는 아직 짐작할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광고가 신환 유치의 최우선 수단이 될 것이란 사실이다.
이제 슬슬 소비자들이 더는 ‘바보’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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