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교육·복지 투자 늘려라” 역발상의 지혜
[한겨레 2004-08-25 18:58]
[한겨레] 직원 기 살아나 매출확대 '절로' “불황일수록 교육을 강화하고 복지를 늘려,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라.” 불황 때 기업이 가장 먼저 착수하는 것이 교육과 복지 예산 삭감이다. 그러나 이를 거꾸로 늘려서 효과를 보는 기업들이 있다. 직원들의 ‘기’가 살아야 회사가 산다는 생각 때문이다.
교육비 3배, 매출은 10배로 웅진코웨이개발은 올해 교육훈련비를 213억으로 늘리고 교육시간은 총 180시간으로 늘렸다. 지난해보다 교육비는 55%, 교육훈련시간은 세 배 늘어났다. 올해 매출 목표가 지난해 대비 12% 성장이라는 점에 견주면 과감한 투자다. 웅진의 정수기관리 직원인 ‘코디’의 경우 지금까지는 입사한 뒤 13개월 동안 월 1회 5시간 교육을 받았지만, 이제는 36개월동안 월 1회 5시간씩 교육을 받게 됐다. 이렇게 늘어난 교육과정 때문에 추가로 사내 강사 308명을 현업에서 직접 선발했다고 한다.
웅진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채용보다는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개발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정수기 임대사업을 시작하면서 최우선시 한 것도 바로 교육이었다. 웅진은 당시 교육비 투자를 세배로 늘리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 기간 중 회사 매출은 98년 894억에서 2003년 8350억으로 열배 가까이 늘어났다.
어학·체력단련 전액 지원 엘지전자도 국내영업을 담당하는 한국마케팅 부문의 교육비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렸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교육뿐만 아니라 대리점인 디지털플라자와 백화점, 양판점 등 전체 판매망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카시오 전자사전을 판매하는 행남통상도 최근부터 직원들의 교육비와 체력단련비 등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영어·일어 등의 어학수업뿐 아니라 헬스클럽·요가 등의 수강비도 영수증으로 증명만 하면 전액 지원한다. 현재까지 8명 정도의 직원들이 그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하는데, 참여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회사 쪽은 전했다.
전자전문점 ‘하이마트’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과장급 이상과 지점의 판매실장, 영업부장 및 가족 650여명을 타이로 4박5일 연수를 보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연수 이후 직원들이 힘을 낸 데다, 디지털 텔레비전 특수와 아테네 특수 등이 겹치면서 비수기임에도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연수·탐방 행사 호평 디지털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인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올해부터 외국문화 탐방행사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새로 입사한 신입·경력 직원 모두를 중국 텐진 공장으로 데려가 인근 문화 탐방을 겸해 공장견학과 제조현장 경험을 거치도록 했다. 김홍기 현대이미지퀘스트 사장은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이므로, 아무리 불황이어도 사원들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며, “회사의 수출 비중이 높고, 4개 국외법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외국문화 탐방 행사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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