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포지셔닝(positioning)>
*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포지셔닝 사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포지셔닝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시험에서 오답을 쓸 정도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만약에 당시 A침대회사가 “우리 회사의 침대는 이렇고, 저렇고, 이런 점이 특장점이며…..” 라고 하면서 자신의 제품의 좋은 점들을 여러가지 강조하려 했다면 아마 그러한 마케팅 활동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결국 한가지만을 강조한 전략이 성공을 거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된 포지셔닝 사례로는 볼보(VOLVO)를 들 수 있다. 기존의 ‘안전’ 이라는 확실한 포지셔닝 외에 ‘성능’ 이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시도하다가 큰 실패를 본 경우로 고객의 마음 속에 기업이나 제품이 자리잡는 포지셔닝이 얼마나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것인지를 말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포지션과 포지셔닝의 차이
야구라는 운동은 비교적 포지션에 따라서 위치변화가 적은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야구에서도 왼손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거나 혹은 타구의 방향이나 수비상황에 따라서 좌익수 자리는 비우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1루수가 홈베이스에 위치하기도 하고 2루수가 중견수의 자리에서 공을 중계하기도 한다. 적절한 비유인지 약간의 의문은 있지만 수비수의 원래 정해진 위치가 ‘포지션’이라고 한다면 전략에 따라서 위치를 옮기는 것을 ‘포지셔닝’ 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 우리 병원이나 진료에 대한 고객의 인식상태, 현실이 ‘포지션’이라면 이러한 인식을 어떻게 바꾸겠다 라고 하는 목표나 원하는 ‘포지션’의 변화가 ‘포지셔닝’인 것이다. 포지셔닝을 처음 이야기 한 알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말했다. “진실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마음 속에 존재하는 인식이다. 포지셔닝 사고방식의 핵심은 인식을 현실로 받아 들이고 그러한 인식을 재구성해서 원하는 포지션을 창출하는 것이다.”
* 의료기관에서의 포지셔닝의 실행방안
실제 의료기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보면 병원을 찾는 고객이 그 병원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가 반드시 한 두가지로 요약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쩌면 포지셔닝은 이러한 이유를 찾아서 이를 강화시켜주거나 혹은 바람직하지 않게 인식되어 있거나 의도적으로 바꾸고자 한다면 이를 원하는 인식으로 바꾸는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은 다음과 같은 단계나 사고의 틀을 적용한다면 그래도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1. 우선 병원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단어나 문장을 생각해 본다.
이때 최초라고 하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분명 강력한 포지셔닝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는 일이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에베레스트를 처음 오른 사람은 기억하지만 두번째로 오른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최초가 아니라 하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강조하지만 반드시 고객의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포지셔닝의 중요한 요인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2. 이러한 포지셔닝의 결과를 문장으로 표현하면 좋을 것이다.
이를 포지셔닝 선언문(positioning statement)이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선언문 대신 고객의 입장에서 원하는 바를 이야기 하는 형식인 버블 스피치(bubble speech)형식의 선언문이 선호되기도 한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도표화하는 방법(perceptual map)이 있다.
3. 포지셔닝이 마케팅 활동의 전략적인 기초가 되어야 한다.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이용해서 성공적으로 포지셔닝을 하고 노력 끝에 선언문도 작성을 했다고 하자. 그러나 이를 실제 마케팅활동에 적용하지 않거나 포지셔닝과 전혀 관계가 없는 마케팅 활동을 한다면 그야말로 전략이나 계획 따로 실행 따로의 말뿐인 포지셔닝이 되는 것이다.
(사례) 강남의 한 클리닉은 학술과 연구중심의 병원이라는 포지셔닝 전략을 가지고 있다. 구호와 홍보용이 아니다. 실제 이 병원의 경우 의사나 직원이 국내학회에 매년 논문이나 발표를 하고 있으며, 해외학회에서 참석이 아니라 연자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며, 이런 활동에 대해서 상당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4. 포지셔닝은 일회성의 의사결정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필요하다면 재포지셔닝(repositioning)해야 한다.
포지셔닝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혹은 경기변동과 같은 외부의 여건이나 혹은 내부 사정의 변화에 따라서 수정·보완돼야 하며 이를 재포지셔닝 이라고 한다.
원래 포지셔닝이란 용어는 ‘상품을 사람의 눈높이로 진열하는 것이 가장 좋은 포지셔닝’이라는 등의 말로 제품진열과 관련되어 사용된 용어다. 포지셔닝의 현대적인 적용은 고객의 눈에 잘 띄는 것보다는 고객의 마음속에 잘 기억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은 포지셔닝은 고객에게 잘 기억되기 위한 활동이다. 당신의 병원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으며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홍성진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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