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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의무화, '간호사 웃고, 병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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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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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출신의 보건교사 채용이 내년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간호사 이탈을 우려한 중소병원들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당초 알려진 것보다 보건교사의 채용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보건교사에 도전하는 간호사 중 상당수가 현직이 아닌 휴무 간호사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제 중소병원의 간호사 이탈현상은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3일 병원계에 따르면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내용의 학교보건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보건교사 채용시험에 도전하는 간호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1만840여개 학교 가운데 약 65%에만 7100여명의 보건교사들이 재직 중이고, 내년에 나머지 3500여곳에서 보건교사를 새로 채용할 경우 그만큼 신규 보건교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

보건교사회 관계자는 "보건교사가 미배치된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보건교사 모집이 일제히 이뤄질 것"이라며 "교사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상 간호사들의 지원 열기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간호사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하는 중소병원들로써는 보건교사 의무 채용이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점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간호등급차등제'를 통해 병상수 당 간호사 수에 따라 수가를 달리 지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간호사 확보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대형병원의 근무조건을 좇아 간호사들이 이동하는 반면 신규 인력은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A병원 관계자는 "간호등급제 시행 후 필요 간호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여전히 80% 가까운 병원들이 7등급 판정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보건교사 의무 고용까지 시행된다면 인력난은 더 심해지고, 간호사 임금부담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복지부가 올해 국정감사 때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전체 1020개소 중 80.5%에 해당하는 822개 의료기관이 간호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7등급을 적용받았다.

반면 실제 보건교사 신규 채용인력은 3500명보다 훨씬 밑돌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개정된 학교보건법 15조2항은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둔다'고 돼 있지만 단서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하의 학교에는 순회 보건교사를 둘 수 있다'는 것.

결국 하위 법령인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학교 현실을 고려해 6~9학급 이하 학교의 경우 정규 보건교사 대신 순회 보건교사를 두는 방향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간호사보다 가정에 있는 유휴 간호사들이 보건교사 모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현재 6만5000여명의 유휴인력이 있는데, 이를 보건교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면서 "정부에서는 실제로 이들 중 어느 정도가 실제 간호사나 보건교사로 활동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먼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와 복지부 간 정책 조율이 안된 채 한꺼번에 시행되는 제도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B병원 관계자는 "가뜩이나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데 간호등급제에 이어 보건교사 의무 채용제까지 도입할 경우 우리는 어디서 간호사를 구하냐"면서 "야간근무가 없고, 고용이 보장되는 교사직인 보건교사에 간호사들이 몰려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출처 :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기자 kt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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