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거든 중소기업에 가라' 이렇게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에 가도 빠듯한 생활밖에 하기 어려워 저축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급여가 절반밖에 안 되는 중소기업에 가서 어느 세월에 돈을 모아 부자가 되겠느냐고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중소기업은 기업자체의 안정성이 낮아 언제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지도 모르고 근무환경이나 사회적 인식도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신바람 나게 일할 맛도 나지 않는다.
부자가 되려면 적어도 안정된 직장에 일정수준의 급여, 일할 맛나는 근무환경이 최소조건일터인데 그 어느 것도 만족되지 않으니 중소기업에 가는 것은 부자 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그저 생계를 위한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가지 되물어보자. 부자가 될 수 있는 기본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는 대기업에 당신은 정말 들어갈 수 있을까? 채용포털 인크루트가 2004년 11월에 하반기 공채를 실시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채용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눈앞에 보면서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아, 정말 불황이 극심하구나. 이 불황이 언제나 끝나나. 또 내년까지 기다려야만 하나.' 당신이 만약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유감스럽지만 당신은 부자 되기는 이미 글렀다.
대기업의 취업문이 좁아진 것은 불황 때문이 아니라 채용패턴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기업들이 새로이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일괄적으로 채용하여 교육훈련을 시킨 다음 각 부서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이러한 신입사원 중심의 일괄채용이 경력사원 중심의 수시채용으로 뒤바뀌어 버렸다.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의 장래를 짊어질 핵심인재를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이미 경력을 쌓은 사람들을 뽑는 것이 기업경영에 훨씬 더 효율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외환위기 이전에는 신입과 경력의 채용비중이 8:2정도였던 것이 외환위기 이후에는 2:8로 완전히 역전되어 버렸다. 그러니 대기업에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경제가 자본집약적, 지식집약적이 되면서 대기업의 고용비중 자체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고용인원이 전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에는 24.7%였지만 2002년에는 13.3%로 되었다. 4년 만에 무려 13.4%나 떨어진 것이다.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이처럼 어렵다면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당연히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중소기업은 고용의 안정성도 떨어지고 임금도 낮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만을 본다면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부자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첫째 현실적으로 대기업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 중소기업은 경력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는 고마운 효자이다. 취업재수, 삼수를 하는 사람이 주변에 너무 많다 보니 경력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1, 2년간만 백수로 지내다 보면 취업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어 일생을 가난하게 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취업난이 전적으로 불황 탓이라면 호황을 기다려 1년 정도를 기다리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취업난의 이유가 채용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화된 것에 기인하고 불황 역시 단기간에 개선될 것 같지 않다면 지금 당장 손품과 발품을 팔아 자신이 몸담을 중소기업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설령 당장의 급여가 낮더라도 백수로 2, 3년간 지내다 인생의 자신감마저 잃고 영원히 시장에서 격리되어 힘든 인생을 사는 것보다는 백 번 나을 테니 말이다.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또한 보다 커다란 도약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조직의 한 부품으로 한정된 업무만을 하는 경우가 많은 대기업보다 다양한 업무를 익힐 수 있고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큰 중소기업이 부자 되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더 유리하지 않겠는가?
요즘 공무원이나 공사가 직장선호도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고용불안시대에 직장의 안정성이 보장되고 급여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생긴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이나 공사의 안정성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안정성만을 추구하고 현실에 안주하려고만 하는 사람이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시대에 과연 부자가 될 수 있겠는가?
시장과 맞닥뜨리며 기업가정신을 키워온 사람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무한경쟁시대의 기본법칙을 염두에 둔다면 중소기업을 선택한 당신의 결정은 머지않아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첫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백필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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