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국내 의료시장이 개방될 것을 대비해, 현재처럼 ‘주인 없는 주먹구구식 운영’ 대신 병원도 CEO를 도입하는 등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은 최근 대한병원협회 주최 ‘제22차 병원관리종합학술대회’에 참석, ‘의료시장 개방과 국내 병원의 경쟁력 강화’를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원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발전단계는 영상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로 구분했을 때 성장기에 들어서기 전 ‘산업형성기’에 와 있는 상태로, 이는 정보통신•반도체•자동차 등 산업 성숙기에 들어선 다른 산업에 비해 경쟁력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의료산업이 이 같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이유에 대해 이종철 원장은 먼저 병원은 영리 사업이 아님에 따라 주식시장 및 금융지원의 적음을 들었다. 이로 인해 병원의 증시 상장이 불가능하고, 병원의 신용도가 높지 않아 자산, 특히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 이외에 신용금융이 적은 형편.
또한 시설 면에서 병원 수는 많지만 국제 경쟁력 있는 병원은 상대적으로 적어 고급 환자의 해외 이탈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유도 한몫을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원장은 “현재 병원들은 전문 경영자에 의해 운영되지 않고, 공공병원이나 민간병원은 지배구조가 체계적으로 확립되지 못해 ‘주인 없는 주먹구구식 운영’이 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병원에서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함에 따라 “병원 경영이 ‘진료, 교육, 연구’영역으로 세분화되지 못한 채 대부분의 병원이 전문경영인이 아닌 의료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국내 병원의 경쟁력이 낮은 이유”라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또한 의료기관들 사이에 기능적 분화가 이뤄지지 못해 대형병원의 점유율은 높아지는 반면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는 것도 우리나라 의료서비스가 의료시장 개방을 대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이종철 원장은 “이번 한미 FTA에서 의료서비스 분야에 대한 논의를 배제하긴 했지만, 한미FTA체결 이후에도 미국과의 세부 분야 협상에서 의료서비스 개방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대비해 소극적으로 시장을 지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외국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의료산업 육성책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병원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우선 정부는 의료법인의 영리화 및 영리의료서비스를 허용하고, 의료수가의 현실화 및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적극 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이 원장은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병원이 추구해야 할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환자 중심 진료를 지향하면서 병원 경영의 전문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먼저 “병원경영 전문 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의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벗어나 경영정보에 기초한 합리적 의사 결정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이종철 원장은 강조했다.
또한 병원 회계 기준의 정립과 투명성 있는 경영을 정착시켜야 하는 한편 최근 일본, 대만, 중국 등지의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우리나라의 성형수술, 척추수술, 안과의 라식수술, 치과의 임플란트 수술 등 병원 특성에 맞는 해외 진출 전략과 투자와 집중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의료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우수한 의료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을 비롯해 연구 분야에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이종철 병원장은 “의료시장 개방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나 찬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감정보다는 이성적 시각으로 의료시장 개방을 철저히 대비하면 개방이 오히려 해외 진출의 적극적 기회나 우리 의료를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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