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미가 스리랑카를 휩쓸 무렵 두려움 반, 기대감 반으로 밟은 땅,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을 가진 스리랑카!
말처럼이나 아름답지만 아픔이 서려있는 나라입니다.
계속적으로 강대국의 지배를 받아 온 스리랑카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얻었고, 차 재배와 코코넛 수출, 관광 수입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나라입니다.
주로 스리랑카의 북쪽으로 LTT(타밀반군)라는 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대부분 타밀족들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 가기 위해서는 몇 개의 check point를 거쳐야 했고,
거칠 때마다 차에서 내려 온갖 짐들과 신분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사방에 보이는 철창살과 총자국들은 민족 내란으로 인한 분열의 아픔을 말해주었습니다.
야자수가 넓게 드리워진 바다, 까만 피부, 까만 곱슬머리와 짙은 쌍거풀을 지닌 사람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수저 없이 오른 손을 사용하여 밥을 먹고, 용변을 본 후에는 왼손을 사용하여 뒤처리를 합니다.긍정을 표할 땐 양옆으로 머리를 흔들면서 반응을 보이는데 우습게도 한국에서는 그것이 부정의 표현이죠.
적도 열대성 기후를 지닌 랑카인들은 행동이 느긋한 편입니다.
한국인들의 기준으로는 느리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또한 이들은 오전, 오후 티타임을 항상 가지며 그들만의 민속음악을 즐겨합니다. 봉고 드럼을 타고 들려오는 비음섞인 고음의 포크송을 들으면 귀가 간지러워지곤 합니다.
이렇듯 지구촌 어딘가에 나와 다른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겉모습뿐이죠.
한국인들 한명 한명의 겉모습이 각기 다르듯이.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와 너무 다르지만 그 모습이 또한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몸짓으로, 눈빛으로, 표정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그리 먼 나라 사람처럼만 느껴지지 않은 이유였습니다.
자기들보다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나를 신기해하며 다가와서 내 팔을 쓰다듬던 아이들의 해맑은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곳에서 한국문화를 끝까지 고집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기!
그것을 한 달간 훈련받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의 일터에서도, 우리가 수없이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미정 간호사]
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2004년도 2학기 병원코디네이터전문가과정을 수료한 박미정님께서 교육 후 한달간의 스리랑카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오신 소감을 따뜻한 사진과 함게 보내주셔서 그 글을 옮깁니다. 우리 모두가 의료인으로서 가깝게는 주위, 멀게는 전 인류에 건강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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